“주된 일자리를 그만두는 연령 평균이 53세입니다. 은퇴하면 보통 자영업을 하는데 여건이 워낙 안 좋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돈을 잃게 되고, 결국 나이가 들어서도 질이 안 좋은 취업을 택하게 되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습니다.” 청년과 노년 사이의 이른바 ‘낀 세대’인 중장년층을 위한 정책이 일자리를 넘어 생애재설계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수립·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050세대는 지역사회의 중요한 경제주체이자 핵심 구성원임에도 불구하고 재취업·일자리 분야 외에는 정책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익산 풀뿌리 시민단체 희망연대는 지난 26일 익산역 앞 중앙동 문화살롱 이리삼남극장​에서 ‘중장년 정책, 일자리에서 삶 전체로’​를 주제로 한 포럼을 개최했다. 100세 시대에서 중장년을 단순히 노년을 앞둔 시기가 아니라 인생 후반전을 새롭게 설계하는 중요한 시기로 바라보고 지역사회가 소중한 사회적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중장년 기본법안을 대표발의한 박주민 국회의원은 이날 ‘왜 중장년 기본법인가?’​를 주제로 발제에 나서 중장년을 별도의 정책 대상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특히 현재 중장년이 놓여 있는 정책적 사각지대와 현행 법·제도의 한계를 짚고, 중장년 기본법 제정의 필요성과 국가 차원의 정책 방향, 지방정부의 역할을 제시했다. 박 의원은 “일찍 은퇴를 하고, 은퇴 후에는 가장 많은 부채를 떠안고 막막한 삶을 사는 게 4050의 현주소”라며 “이들이 흔들리면 아직 돌봄과 부양을 받아야 하는 자녀와 노부모가 더 막막해지고, 생산가능 연령대가 빠져나가면서 개인을 넘어 산업구조와 금융시스템 측면에서도 큰 하중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기존처럼 퇴직 이후 단기 교육을 통해 다시 취업시키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산업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AI·에너지 전환 등으로 일자리 환경도 크게 달라지고 있어 잠깐의 재교육으로 스케일 업이나 경력 활용 연결이 잘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장년 정책은 퇴직 이후의 사후 지원이 아니라 40대부터 자신의 경력과 삶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하고, 중장년들의 경험과 역량을 존중하며 경제적 안정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면서 “중장년 기본법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모든 세대가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로 가기 위해, 빠져 있는 것을 채워 넣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원시 신중년센터 사례로 보는 지역 중장년 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발제한 유인숙 수원시 신중년센터장은 실제 운영 사례를 바탕으로 중장년 정책이 재취업과 일자리 지원을 넘어 생애설계와 평생학습, 관계와 커뮤니티, 사회공헌과 사회참여 등으로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 소개했다. 특히 그는 “신중년은 단순한 복지의 대상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제대로 연결하고 지원해야 할 양질의 자산”이라며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게 역할을 하지 못하고 사회복지 대상자가 되면 어마어마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중장년에게는 이력서 작성법이나 단기 취업교육만이 아니라, 자신의 남은 30~40년을 다시 바라보고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상담과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지금 시작하는 신중년 지원체계가 10년 뒤 지역의 활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은퇴 이전 예방적 개입, 조례 기반 통합 전달체계 구축, 다기관 협의체로 자원 연계 강화, 재취업 편중 탈피 및 생애설계형 지원 등의 정책 방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