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들의 읽기 능력이 3년 전 보다 눈에 띄게 하락하면서 학생 문해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교육계에선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이해와 글쓰기 등 능력을 가르치는 것이 시급하단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25’ 결과를 발표했다. OECD가 3년 주기로 실시하는 PISA는 만 15세 학생의 학업성취 추이를 국제 비교 평가한다. 이번 조사에는 OECD 회원국 38개국을 포함해 총 91개국 학생 약 76만 명이 참여했다.

OECD 회원국 중 한국보다 높은 성적을 거둔 국가로는 일본과 에스토니아가 꼽혔다. 일본은 과학(538점·1~3위), 읽기(503점·1~8위), 수학(525점·1~2위) 등 전 영역에서 한국을 앞섰다. 에스토니아는 과학(527점·1~3위)에서 한국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전체 91개 참여국으로 범위를 넓히면 한국은 중국, 싱가포르, 대만 등에 밀렸다. 중국(베이징·상하이·장쑤성·저장성)은 과학(597점)과 수학(612점)에서 전체 1위를 차지했고, 읽기(527점)는 싱가포르(535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디지털 학습 수준에서는 마카오(중국)가 1위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은 전체 8위에 올랐다.

한국은 직전 조사인 2022년과 비교하면 읽기 영역 성취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학국 학생들의 읽기 평균점수는 2022년 515점에서 지난해 501점으로 14점 떨어졌다. 직전 조사에서 과학은 528점, 수학은 527점이었다.

성취도 수준별 학생 비율에서도 읽기의 하위권 학생 비율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7단계 성취수준 중 최하위 수준인 1수준 이하 학생 비율은 26.3%에서 31.0%로 4.7%포인트 늘었다. 반면 상위권인 5수준 이상 학생 비율은 3년 전 13.3%에서 10.3%로 3.0%포인트 감소했다.

이덕난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과장은 “다른 OECD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한국 역시 디지털 콘텐트 확산과 스마트폰 과의존 심화로 학생들이 비판적 읽기를 통한 정보 습득보다 편향된 정보 수용에 익숙해졌다”며 “우려되던 문해력 약화가 국제적 지표에서도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양한 정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경제·사회적 배경이 학생의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은 한국이 OECD 평균보다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경제·사회·문화 지위 지표(ESCS)는 0.17로 OECD 평균(0.01)보다 높지만, 이 지표에 따른 영역별 학업성취도 차이를 설명하는 비율은 과학 7.7%, 읽기 7.3%, 수학 10.6%로 모두 OECD 평균보다 낮았다.

ESCS는 부모의 직업, 교육 수준, 자산 등을 바탕으로 산출되며 지수가 높을수록 가정의 경제·사회·문화적 배경이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ESCS에 따른 학업성취도 차이 비율은 수치가 클수록 부모의 배경에 따라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싱가포르나 중국 등 성취도 순위는 한국보다 높지만 부모의 경제·사회적 지위가 학생의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이 큰 일부 국가에 비해 한국의 교육 여건이 상대적으로 공정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학생들의 기초 문해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과와 연계한 독서교육을 강화하고 질문과 토론 중심 수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