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희 기자]
이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대한민국과 프랑스는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이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긴밀한 공조를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란과 전쟁 중인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한국의 군사적 기여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언급이다. 참고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한국과 프랑스 등 5개 국가를 거명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양국은 지난 4월 마크롱 대통령 방한 당시 이 문제에 대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고, 이 대통령은 프랑스와 영국이 주도한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에 관한 화상 정상회의에도 참석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4월 저는 프랑스와 영국이 주도한 호르무즈 해협 회의에 참여해 해협의 안정과 항행의 자유를 위한 대한민국의 기여 의지를 밝힌 바 있다"면서 이를 언급한 점 역시 주목된다.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에 대한 기여 방식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양국 정상 간 진행됐을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최근 호르무즈 현지 상황 파악을 위한 현지조사단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 이에 대해 국방부는 "해당 지역 정세 및 안전 상황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실제 파병을 전제로 한 파견이 아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공동언론발표에서 "중동에서의 협력, 항행의 자유는 무엇보다도 평화롭게 해결책을 찾아야 하겠다"며 "지난 4월에 우리 양국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를 위해 영국을 포함하여 어떠한 일을 할 수 있는지 검토한 바 있다. 이 지역의 평화를 되찾기 위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다국적 임무는 평화적인 것으로서 관련 동의가 구해지는 대로 협력하도록 하겠다"면서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 문제에 있어 미국 중심이 아닌 다자주의적 접근 방식을 보다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프랑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과 평화 회복을 위해 유럽의 역량을 결집하는 데에 중심적인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대한민국도 그간 다양한 분야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왔다"며 "양국은 앞으로도 우크라이나의 조속한 평화 회복과 재건을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해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또 "동북아와 유럽의 안보가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 양국은 한반도를 비롯한 국제 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서 계속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북한이 이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에 서슴없이 지원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우리는 국제법에 기반한 국제 질서에 대한 공동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제 안보와 안전의 주요 과제에 대응해서 긴밀히 협력하고자 한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대한민국은 프랑스의 변함없는 지지를 언제나 신뢰하셔도 좋다"고 약속했다.
그는 "세계가 재편성되고 많은 변화를 겪고 있어서 양국 모두 각자의 주권을 수호하고자 하고 있다"며 "이러한 모든 협력은 우리의 전략적 자율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해주고, 초강국의 패권적 성향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가 찾고자 하는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양국은 지난 4월 논의했던 사안들을 보다 구체화하는 협정과 양해각서들을 이번 회담을 계기로 체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 가운데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개정의정서의 경우 "정보 교환 체계를 더욱 정교화하기 위한 제도적 틀을 정비"하는 것이라며 "양국 군 간 협력의 안정성, 그리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상호 군수 지원협정도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조속하게 체결할 수 있도록 협의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또 "원자력 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며 "프랑스와 지난 4월 합의한 원자력 전 주기 협력을 한층 발전시킨 원자력 연구 개발과 연료 공급 분야의 협력 문건을 추가로 체결해 차세대 원자로 개발과 중장기적인 공급망 다변화 측면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마크롱 대통령과의 합의를 토대로 민간 원자력 협력을 위한 고위급 대화채널도 개설하기로 했다"고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20여개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한-프랑스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이 개최되어 첨단기술과 미래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과 투자 기회를 모색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와 프랑스 AI기업 미스트랄은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투자협약도 체결했는데, 이 자리에는 이재용 회장도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양국 국민의 교류 확대를 위해 항공협정을 개정하여 노선을 확대하고,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 참여 대상 확대를 위해 체결한 협정은 오는 10월 1일자로 발효된다고도 알렸다. 초국가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양국 경찰 간 치안협력 합의문을 체결하고, 영화산업을 포함한 문화 분야 협력도 더욱 심화해가기로 약속했다고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프랑스가 더 깊이 연결되고 협력의 지평이 넓어질수록 양국 국민들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미래 세대들은 더 많은 기회와 희망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제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공통의 과제를 해결하고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우리의 역량도 더욱 커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프랑스와 호르무즈 긴밀 공조"... 미국 파병 압박 대응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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